"서희가 변화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연결되어 있는 나도, 우리도 변화를 이루고 있듯이 말이야."
나에게 서희는 겁 없이 우연을 마주하는 여행자, 그리고 존재가 드러나기를 능동적으로 기다리는 투명 통유리 같아. 이게 다인가? 뭔가 내 속에서 밀려 나오려는 말들이 더 있을 것 같아 주역 점괘를 빌어 편지를 써볼까 해.
어젯밤 조용히 앉아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기다리며 두근거렸어. 첫 번째는 양이 나왔어. 두 번째는 음, 세 번째는 양, 네 번째, 다섯 번째는 음, 그리고 마지막도 음이었어. 중요한 건 마지막 음이 변효로 나왔어. 여섯 번째 음이 그 기운을 다하고 양으로 움직이며 차이생성하는 특이점이야. 아래 사진은 그 결과야. 맨 위 짝대기 효가 음일 때는 ‘밝음을 땅 아래 감춘’ 명이괘이고, 그 효가 양이 되면서 ‘산 위에서 빛나는’ 비괘로 변화하고 있어. 괘가 뽑히고 나서 어젯밤 점괘가 내 맘에 들지 않았어. 그래서 다시 괘를 뽑던지, 주역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편지를 써볼까 생각하기도 했지. 왜냐하면 명이괘가 너무 어두워서 부정적인 얘기만 늘어놓을까봐 걱정됐어. 서희에게 맞는 괘가 아닌가 싶기도... 내가 겁먹은 거지^^ 그렇지만 뭔가 나의 감각과 의식적인 것들이 아닌,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마주해보기로 다시 맘을 고쳐먹었어. 삶을 대하는 서희의 방식처럼 말야. 그래서 뽑혀져 나온 괘 그대로 이제 적어볼게. 지화명이괘는 땅 속에 밝음이 감추어져 있는 모습이야. 대지 위로 나와야 할 태양이 가라앉아 있는 거지. 처음 우리가 모였을 때, 서희에게서도 밝음이 상처 난 명이괘의 모습과도 비슷했어. 상처도 있고, 자유로움도 있고, 단단한 알맹이의 생각들도 많은 서희의 모습들. 그렇지만 너는 그것들을 감추려하지 않았어. 서희는 항상 투명하게 이야기들을 풀어냈어. 그러면서 서희는 변화해왔지. 여섯 번째 효는 음의 기운이 극에 달해서 양으로 변하고 있어. 명이괘에서 산화비괘로 움직이는 흐름인거지. 조그마한 차이도 모든 것을 새롭게 구성하는 ‘다양체’와도 같은 주역 괘들의 멋진 이치야. 첫 번째 괘인 명이괘는 이제는 산화비괘로 변하고 있어. 서희가 변화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연결되어 있는 나도, 우리도 변화를 이루고 있듯이 말이야. 두 번째 괘인 비괘를 보자구. 땅 속의 감추어졌었던 밝음이 이제는 산 위로 올라왔지. 그리고 하늘의 무늬, 사람의 무늬를 만들어 주고 있어. 특히 비괘 맨 위 효는 ‘백비’, 즉 ‘희게 빛난다’고 효사가 말하고 있어. 서희의 모습처럼 빛나는 백비! 최근에는 직장에서도, 예술에서도, 그리고 공부도 모두 안정되어 빛나고 있는 서희가 나는 백비로 느껴져. 이 백비는 지금의 서희, 그리고 앞으로의 서희의 기운이라고 주역이 알려줬어. 누군가에게 편지를 부탁받아 쓴다는 것이 특이하면서 재미있는 경험이네^^ 괘를 뽑은 내용으로 편지 쓰는 것도 처음이지만 참 신비롭네. 이런 기회를 주다니 고마워~. 나에게도 기억될만한 서희 생일이 되고 있어. 생일 축하해. 백비!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