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O2.2O O3:32

"생일이라는 기발한 걸 누가 만들었을까.
일년에 한 번씩 다시 태어날 기회라니. "


서희에게,

네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영감을 받아 충동적으로 이 편지를 써. 개인적으로 알지 못해 망설여지지만. 누군가를 안다는 것이 꼭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알고 있는 누구는 그의 파편일 뿐이니. 다르지 않을 거야. 자신에게 쓰는 것이기도 하고.

산다는 것은 저항하는 것이라고. 참 맞는 말이야. 엄마 배속에서 처음 나와서 하는 일이 우는 것이잖아. 아니면 자고 있거나 웃고 있었을테지. 태어나고 살아가는, 살아갔던 우리 모두는 대단해. 그리고 서글퍼. 아무것도 모른채 각자 무엇에 홀려 나아가고 있으니.

그게 무엇이든 무엇에 홀린다는 것은 멋진 것이라고 생각해. 취향이 있을 뿐 옳은 것과 그른 것은 따로 없으니까. 즐기면 좋겠어. 커피의 쓴 맛처럼.

생일이라는 기발한 걸 누가 만들었을까. 일년에 한 번씩 다시 태어날 기회라니. 나도 그런 기발한 걸 만들고 싶어. 어렵고 고독한 길이지만 응원할께.

안녕.

W로부터.